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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 photograph

Thailand - Bankok, Pattaya, Samet Island, Nong Khai

해질녘이 되면 사담 루앙 공원에서는 석양에 비친 태국 왕궁의 모습을 볼 수 있다. 방콕에 있는 동안 가끔 저녁을 공원에 사들고 와서 먹곤했다. 그렇게 한참을 있다 보면 조깅하는 사람들, 옹기종기 모여 앉아 수다를 떠는 사람들이 눈에 들어온다. 이를 보고 있자면 어느 도시든 공원의 역할은 지역 구성원의 삶에 있어서 큰 부분을 차지하는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사진에 보이지는 않지만 공원 옆으로는 짜오프라야 강이 흐르는데, 뭍머리에서 바라보면 배를 타고 강을 가로질러 퇴근하는 사람들이 보인다. 자동차를 타고 다리를 건너는 모습과는 사뭇 달라서 낯설었지만, 어쩌면 자동차에 빽빽하게 둘러 싸여 하루 일과를 마무리 하기 보다는 일렁이는 강물을 타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이 더 속시원하지 않을까한다. 

 

사담 루앙 공원의 나른한 오후

 

동행한 친구가 유치원 때 여권을 가지고 오는 바람에 얼떨결에 혼자 태국으로 떠났다. 비행기에서 멍하니 여행 책자를 바라보다가 내 눈에 들어온 곳이 있었다. 그곳이 매끌렁 시장이었다. 매끌렁 시장은 기찻길 선로 주변에 노점들이 하나하나 들어서서 만들어진 재래시장이라고 한다. 기차가 들어오면 모두 차양막을 걷기 시작하고, 기차가 떠나가기 무섭게 다들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장사를 재개한다. 

 

매끌렁 시장의 무법자

 

방콕에서 대부분의 저녁은 카오산 로드에서 보낸 것 같다. 배낭여행자의 성지로도 불리는 카오산 로드에는 인도차이나 반도의 여러 여행자들이 모인다. 중간 경유지로서 방콕에 들른 사람들에게서 계획한 여행지에 대해 조언을 듣고, 같이 저녁을 먹으며 수다를 덜곤 했다. 하지만 역시 카오산 로드 하면 혀꼬인 말투로 영어를 내뱉으며 새로 만난 친구들과 시끄러운 음악 소리에 맞춰 사람들과 엉덩이를 흔들었던 기억이 가장 먼저 떠오른다. 

 

카오산의 주인들

 

짜오프라야 강을 건너 도착한 새벽의 사원, 왓 아룬이다. 왓 아룬은 불교 사원이지만 고대 중국의 군인들과 흰두교 인드라 상이 세워져있었다. 안타깝게도 방문 당시 사원은 보수 공사중이었다.

 

새벽의 사원, 왓 아룬

사담 루앙 공원과 함께 내가 자주 찾았던 산티차이프라칸 공원이다. 짜오프라야 강과 가까운 공원의 위치 덕분에 오가는 유람선과 배들을 구경할 수 있었다. 그리고 사담 루앙 공원과는 다르게 공원에 잎이 무성한 나무가 많아 벽에 걸터앉아 점심을 먹는 사람들, 돗자리를 깔고 낮잠 자는 사람들이 줄곧 보였다.

 

                    골든 마운트에서 바라본 방콕 시내                                                                                          산티차이프라칸 공원                                       

 

소형 버스를 타고 파타야를 거쳐서 배를 타고 도착한 사멧 섬. 사멧 섬의 크기는 울룽도의 1/4 정도로 아주 조그맣다. 그래서 스쿠터를 타면 섬 한바퀴는 금방 돌 수 있었다. 여러 해변들 중 한적해보이는 사이케우비치에 머물렀다. 사이케우비치에는 태국에서 자주 보이는 길고양이들 대신 길강아지들이 상주하고 있었는데, 다들 아주 차분하고 점잖은게 아주 영감님들이 따로 없었다.

 

사멧섬의 강아지와 사이케우비치에서의 불쇼

 

태국에서 라오스로 이동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는데, 그 중에서 나는 육상 경로를 통해 국경을 넘기로 결정했다. 이를 위해서 먼저 방콕에서 태국 북동부의 도시 농카이로 향했다. 태국에서 농카이까지는 상당한 거리가 있어서 보통 자동차보다는 슬리핑 기차를 많이 이용한다. 혹시 잠에 취해서 제때 깨어나지 못하면 어쩌나 했지만 다행히 종착역이 농카이 역이라서 그럴 걱정은 할 필요가 없었다. 역에 도착한 후 기차가 떠나니 사람들은 분주하게 어디론가 사라졌고 역은 금방 고요해졌다. 나는 왠지 모를 쓸쓸한 기분에 잠에서 덜 깬 채로 선로에 서서 셔터를 눌렀다.

 

기차가 떠난 농카이 역의 공허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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